2021년 9월 30일 목요일

피터린치 이기는 투자 보다가

 

아무도 안 그러겠지만; 이런 거 투자의사결정에 참고하셔서는 안 되고 각자 돈으로 각자투자하고 각자의 책임입니다. 이 글은 투자의사결정을 위한 매수/매도 권유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나의 영웅 피터린치의 <이기는 투자>를 무심결에 다시 보다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했다.


1980년 카터대통령 임기말 연준(Fed)는 경기과열을 차단하고 나서면서, 금리를 올리고 있었다. 피터 린치는 은행주가 주식시장 평균 PER에 절반밖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시중은행 투자를 고려하다가우연히 더욱 희한한 걸 발견한다. 대형은행보다 지방은행이 더 쌌던 것ㅋㅋ 피터린치는 신나게 노스캐롤라이나주 와코비아, 미니애폴리스의 노웨스트 디트로이의 NBD등을 매집하여 10년간 10배를 먹는다.

 

이게 왜 재밌는 부분이냐면, 어디서 많이 본 그림.

1. with코로나 하면서 유동성 회수  

2. 전세계에서 매가 가장 많이 산다는 복집과 고승사자의 경고

3. 8월에 25bp 올렸고, 금년내 추가 50bp 상승도 가능성

[금융안정] 한은 "기준금리 50bp 올려도 경제주체들 감내 가능해"

4. 토건족 물먹일 생각에 벌써 신난 한겨레

가계대출 금리 3% 돌파기준금리 인상 영향 시작됐다

 


금리가 용트림을 준비한다 이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한국지방은행은 어떨까?




카카오뱅크는 저세상 주식이고, 역시 한국도 전국구 시중은행보다는 지방은행이 더 싸다. 지방은행 사업 잘하고 있는거 같은데 말이야 - ㅋㅋ 

BNK

BNK금융그룹은 2011 3 15일 설립된 대한민국 최초의 지방은행 금융지주회사 (2014년 경남은행 인수)

(부산경남은행)

지점: 부울경 367, 역외 42, 해외 62 = 471

DGB

2011 5월 설립이후 ()대구은행, 하이투자증권(), DGB생명보험(), ()DGB캐피탈, DGB자산운용(), ()DGB유페이, ()DGB데이터시스템, ()DGB신용정보, 수림창업투자()

(대구은행)

지점: 대구경북 221, 역외 56, 해외 43 = 320

JB

2013 7 1 ()전북은행을 주식의 포괄적 이전 방식에 의해 설립한 지주회사로 자회사 등에 대하여 사업목표를 부여하고 사업계획을 승인하며, 이에 따른 경영성과의 평가 및 보상에 대한 결정,

(전북은행)

지점수: 전북 195, 역외 65, 해외 41 = 301

 

 최근 금리인하 암흑기에 지방은행들이 계속 쌌는지 어땠는지를 알아보자.


DGB 금융지주

 물론 2021년 반기 X2가 당기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지만 2016-2017 금리 인상기에 PER 5까지도 받았고, 싼 거 같은데



BNK 금융지주 

이건 더 싼가? ;;; 반기X2 PER 2.3이네 






- 2부에서 계속 알아보자 냐옹  


1부 끝.

호암자전

 [이병철은 대단한 금수저]

평생 학업을 제대로 마친 학교가 없고 다녔던 4학교 모두 중퇴. 와세다 2년 정도 다니다 선친이 송금해 주는 받아서 도쿄서 2년간 놀았다. 경남 기생 전부 데리고 놈. 관할 일본인 경찰서장이 생일이라고 5명만 빼달라고 했다가 거절해서 찍힘. 


[사업의 시작]

26세 아버지께 연수 3백석쯤 재산을 받아 마산에서 사업 시작. 식산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사업을 키우던 중 중일전쟁으로 은행대출 roll-over 중단으로 사업 청산. 사업을 청산했으나 빚이 남지는 않았음. 


[이병철의 스타일]

1. 할만한 것들을 List-up 그 중에 제일 이익이 날 것 같은 item에 집중 투자

삼성의 시작: 28세. 사업 재기를 위해 서울-신의주-원산-흥남을 돌아 중국 베이징-칭다오-상하이까지 출장(1938년 금수저 크라스 오짐ㅋㅋ) 청과물, 잡화 등 item으로 잡고 삼성상회 시작. 1949년 무역 랭킹 한국 7위까지 성장. 


625 이후 무역업의 한계를 느끼고 제조업 결심. 한국 업체들이 하지 않는 제조업을 list-up해보니 제지,제약,설탕이었다. 일본 Mitsui물산에 공장견적 의뢰하니 제당이 제일 공장 빨리 진다고 해서제당으로 결정. 제일제당의 시작. 수입산 설탕에 비해 1/3 가격에 팔아서 대박. 수입산 설탕의 MS 는 1953년 100%에서 1957년 7%대로 급감. 이병철은 2년반에 한국에서 손꼽히는 거부가 됨 


2. 자본을 축적하여 차례차례 새로운 기업 개척 

제당으로 번 돈으로 제일모직 투자. 그후에는 M&A도 많이 함. 동방생명 인수해서 삼성생명, 동방백화점 인수해서 신세계 백화점. 


3. 사업 진출을 위해서 철저한 리서치

73세의 결단. 1982년 수많은 미국/일본/국내 전문가 의견 청취 + 관계자료 섭렵 1년의 리서치 끝에 성공가능성 발견. 84년 64KD램 양산 목표. 기술은 일본의 샤프 + 미국의 마이크론. 기흥 1천억 투자. 24/7으로 공장 져서 공기 1/3로 단축. 86년도에 쓴 책인데.. 3년전 시작한 삼성반도체에 회사의 모든 걸 건다고 썼음. 올인이었던 셈. 


4. 인사 

의심가는 인재는 쓰지 않고, 쓰는 인재는 의심하지 않는다. 책임경영. 상벌을 철저히 하고, 손절 확실히 함. 김우중이나 정주영처럼 계열사 detail에 챙기지 않고, 계열사 head에 경영자체를 넘기고 투자자처럼 행동. 



Miscellaneous


- 도쿄 유학에서 돌아온 후, 이병철은 선친에게 건의해 집에 딸린 노비 5식구를 해방해주자고 함. 감오개혁 이후 노비제도는 공식 폐지되었으나 그 이후 수십년(일제강점기 말)까지 사실상 존속되어 있던 것으로 보인다. 


- 구한말 서양 선교사들이 조선에 와서 여자들이 이름이 없다는 것을 매우 의야하게 여겼다. 사실 성이야 귀족놀음이라고 쳐도, 이름은 있기 마련인데… 조선에서 양반의 여자는 보통 이름은 없고 성만 있었고, 평민은 이름도 성도 없이 살다가 죽었음. 이병철의 어머니도 이름이 없음. ㅋㅋ


- 625때 피난 못가고 서울에 남았는데, 박헌영한테 쉐보레 자동체 뺐김 ㅋㅋ 


- 이승만 하야 후 매일이 데모 이를 데 없는 혼란한 상황으로 기억. 이에 지친 많은 엘리트들과 중산층이 516 군사정변을 지지해 주었는데, 정말 엄청난 혼란이었던 듯. 정주영이 박정희를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있는 반면, 이병철은 뜨뜨미지근한 평가. 


- 주지하다시피 전후 한국 경제모델은 일본이었는데, 해방 이후 한일수교 이전까지도 일본 상사 등과 밀접하게 교류하였음. 


- 장남 맹희에게 삼성 승계하려고 했으나 6개월만에 개판 gg. 2남 창희는 스스로 적절한 규모의 기업만 경영하면서 소확행하겠다고 함. 3남 건희에게는 <중앙일보>을 주려고 했으나, 본인이 꿈이 컸음. 결국 건희가 삼성의 황태자. 


- 이병철이 미국에 가서 한국은 개인주택 용지 250평 이상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고 하자 미국은 1000평 이하는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고 해서 부러워 함. 


- 이병철 70대에서도 일주일에 2-3번 꼭 골프쳤으며, 핸디 13개라고 함. 

각자 도생의 세계와 지정학 /피터 자이한


 피터 자이한 책 중에 Best. 일반인 대상 썰 너무 잘 품ㅋㅋ 정리. 


0. 줄거리

미국은 냉전이 종료된 1990년부터 30년간 너그러운 제국을 유지하였다. 하지만 1990년 외교전문가 아버지 부시를 마지막으로, 클린턴-아들부시-오바마-트럼프를 거치며 미국은 탈냉전 이후 외교/안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타성에 젖어 냉전시대 미국의 역할을 계속 했을 뿐. 하지만 이제 때가 됐고 향후 2030년까지 향후 10년간 다양한 실험을 하며 답을 찾을 것이고, 그것은 중상주의 비슷한 무엇이 될 것. 


2030년 이후 미국은 세계에서 손을 완전히 뗄 것이고, 세계는 혼란의 각자도생의 세계가 Open. 지역 맹주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데, 터키가 중앙아시아-중동의 강호, 동아시아의 일본, (중국은 통일국가로서 유지가 가능할지도 미지수), 정도가 될 거고… 미국은 나머지 세계가 필요 없고, 나머지 세계는 미국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으로 전개. 미국의 힘은 더 쎄짐. 


1. 미국의 패권 

브레튼 우드 체제(2차 세계대전 이후) 


1-1. 미국이 세계를 다스리는 방식 

1) 동맹국의 물리적 안보를 보장: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이유; 공산주의 확장보다 동맹국을 건들면 전쟁도 불사한다는 믿음을 동맹국에게 주기 위해서 

2) 동맹국 해상 안전 보장: 이미 1945년 압도적 해군 보유했고, 전세계의 수송로와 동맹국의 화물을 공짜로 지켜줌 

3) 무제한의 시장 접근 (무한에 가까운 미국 시장) 

4) 기축통화 유지 


1-2. 이제 미국이 브레튼 우즈 체제에 현타가 옴 

동맹국들이 미국이 차려놓은 질서 속에서 꿀만 빨고, 미국의 뒷통수를 치고 있다고 느낌. 그래서 이제 미국은 고립주의로 2030년까지 회귀할 거임. 2016년에 시작했고, 어떻게가 관건인데.. 그 답을 10년동안 trial & error로 찾아 갈 것. 아직 고립주의 최적화에 대한 각론이 없음. 


. 중국: 태평얀 서안 전지역 영권 권리 주장, 미국 질서의 최대 수혜자임에도 기어 오름. 아시아의 골칫덩이 북한 두둔, 산업스파이질 

. 사우디: 9/11 테러의 원흉 알카이다 지원, 미국이 사우디 영토에서 급진주의자 색출하려고 하자 거절 

. 아르헨티나: 자생적 재정위기가 터지자 미국에 도와달라고 하면서 미국에 진 부채는 쌩깜 

. 브라질: 엄청난 지원금으로 경제개발 해줬더니 반세계화 첨병됨 

. 말레이시아: 미국에 무역의존도 높은 2위 국가인데, 입만 열면 미국 주도 경제질서 비난 

. 프랑스: NATO에 국방 사실상 일임하고 국방비 지출 안 함. 관광용 나룻배 대여해야 군대 이동 가능 

. 캐나다: 사사건건 시비 

. 1세계 질서 내에서 먹고 살만 해지니깐, 같은 동맹국끼리 개싸움: 중국vs. 대만, 한국 vs. 일본, 그리스 vs. 터키 


2. 중국이 패권국이 될 수 없는 이유: 너무 어설픔 

1) 주변국과 관계가 다 최악; 일대일로 한다고 하는데 정작 참여한 5개국의 군사적 안보 책임 못 짐. 자금 지원 안하고 갚아야 할 융자라고 함. (미국이 전후 한국 등에 무료로 뿌렸던 원조를 생각하면;;) 

2) 해군력의 부재; 해군 실전 경험이 없고, 접근할 수 있는 해안이 매우 제한적이고 좁음 

3) 중국 경제의 허약함: 낮은 농업생산성 / 주거난/ 부동산 거품/인구구조 폭망/ 원자재 수급 불안 

4) 위안화의 기축통화 불가능: 아니 무슨 세계 최악의 환율 조작국이 기축통화를 함 ㅋㅋ 

5) 가까운 미래에 중국이 내정불안으로 몇개 나라로 쪼개질 가능성도 상존 


3. 일본

초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문제는 있는데, 아시아에서 미국 힘의 공백 발생시 그걸 차지할 유일한 나라. 일찍 시작된 신진국병덕분에(?) 관련 문제 가장 잘 대응해 놓음. 자동화에 집중 투자, 공급밸류체인 해외 이전. 자본, 해군, 기술력이 있는 나라 


5. 미국이 떠난 미래 

5-1. 미국의 대외 정책 

i) 테러와의 전쟁 손절 ii) 세계질서 손 떼기(NATO 와해) iii) 미군 철수 iv)리쇼어링 및 동아시아 제조업 가치사슬 붕괴 

5-2) 전통적 동맹국과 관계설정 재정립

미국은 문자 그대로 무적; 적이 없는 초강대국이 되고 아무도 필요 없어짐. 

i) 중국이 망한 동아시아에서 한국/일본과 관계 소원

ii) 셰일이 있으니깐 이란 냅둬도 됨

iii) 마약 원산지인 남미에 진짜 군사 작전 할 수 도 

iv) Brexit를 하고 곤경에 처한 영국은 아이러니하게 미국과 이해관계가 잘 맞음. 

끝. 



2021년 9월 20일 월요일

2021년 1월-9월 가계 지출 분석

노동소득의 최소 40%는 저축해야 되는데.. 최근에 주식한다고 해이해졌다.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다시 가계부를 정리해보면서 노동소득의 40%는 무조건 저축하자.. 라고 생각을 하면서 줄일 수있는 부분을 분석해 보았다. 

금년 1월-9월20일까지 소비 내역이다. 



1. 특수관계인 생활비 + 카드값 (전체 지출의 24%) 

이거 좀 줄여 쓰라고 말 꺼냈다가 backlash만 엄청 맞았다. 사실 쿠팡에서 쓸데 없는 거 사거나 뭐 음식 1+1 샀다가 1개 냉장고에서 썩히고 이런 것 좀 줄였으면 좋겠지만 이건 신성불가침이라고 치자. 


2. 거주비 (전체 지출의 21%) 

7,9월에 낸 세금 + 아파트 관리비 + Mortgage 등을 합치면 이렇다. 줄일 여지는 크지 않은데 ㅋㅋㅋ 잔여 mortgage를 갚으면 줄어 들텐데.. 이게 한번 갚으면 다시 대출이 어려운 요즘이라 고민이 좀 된다. 


3. 휴가비 (전체 지출의 9%)

이건 통렬하게 반성한다. 처남댁이 제주도로 이사가서 겸사겸사 애들 같이 놀게 한다고 제주도에서 11박이나 하면서 살았다. 통렬히 반성한다. 4박 정도만 했어도 휴가비 반으로 줄였을 텐데 ㅠㅠ 앞으로 무식하게 장기 휴가 안가고 4-5박 정도에서 다 끊겠다. 진짜 개에바였음. 숙박비 11박에 렌트 12일에 먹는 비용 등등하면 ㅋㅋㅋㅋㅋㅋ 몇년 참았다가 해외를 가는게 낫지 


4. 교육비 (전체 지출의 8%)

애들 유치원은 보내야 되니깐 pass, 학원도 1개만 다니는데 뭐  


5. 코스트코 (전체 지출의 6%)

코스트코에서 맛있지만 꼭 안 사먹어도 죽지는 않는 것들을 줄이는 것이 좋겠다. 치즈나 연어나 타이거새우나 일너거 먹지 말아야 함. 각종 소스류 및 향신료, 햄 이런거 자제 요망. 코스트코 지출은 진짜 주접떨면 반으로도 줄일 수 있는 영역 


6. 경조사 + 헌금 (9%)

이건 뭐 받았거나 받을 돈 품앗이 하는거라고 치고, 헌금이나 구제도 잘 해야지 


7. 가전(4%)

올해 가전에 돈 좀 씀. 주식 배당 받았다고 신나가지고 이거로 월풀 식기세척기 사고 에어프라이어 삼 ㅋㅋㅋㅋ 그리고 뭐 정수기 필터갈고 이런 값임. 식기세척기는 너무 잘 쓰고 있긴 한데, 내년엔 TV 사고 싶은데 잘 자제해 보자. 그리고 재택근무한다고 LG 4K 모니터 하나 샀는데 이건 마음 좀 무겁다. 


8. 고기(4%) + 과일(3%)

이건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을 거 같은데, 제철 과일 2번 먹을 껄 1번 먹고 고기도 돼지고기만 먹고 살아도 되겠지뭐. 남은 기간에 실천해보자. 소고기는 구워먹는 거 하지 말고, 국으로 만들어서 국물만 먹고... 


9. 도서

1년에 대한민국 성인이 평균 책 7권 읽는다는데, 내가 너무 오바하는 것 같음 ㅋㅋㅋ 일단 중고책을 사든지, 예전에 읽엇던 책을 재독하든지 해서 잔여기간에 책값을 최대한 아낄 예정 (회사 도서실에 있는 책 빌려보고 그러자). 얼마나 아낄 수 있나 해보자. 

10. 기타

자동차는 잘 관리해서 10년은 더 타야 되는데 ㅋㅋㅋㅋ 7만km 넘으니 기름을 너무 처먹기 싲가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대한 타지 말자. 외식비로 1%쓴다는 거 너무 오바 같음 ㅠ 외식비는 전체 지출의 0.1%를 넘어서는 안 됨. 지금도 많이 먹는 건 아닌데, 더 줄일 필요가 있음. 커피는 탕비실 커피 먹고, 동기들이 회사에서 나가서 점심 먹자고 하면 거절하는 용기가 필요함. 의류비는 17만원을 썼는데, 사실 안 사도 되는 거 였음. 회사에 청바지 1개만 입고 다녀서 좀 쪽팔려서 게스에서 4만원 주고 생지 데님하나 샀는데 ㅋㅋㅋ 어차피 회사에 구리게 하고 다니고 내가 뭐 입는지 아무고 관심없음. 

끝.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괜찮아요. 저 선수 오늘 자신의 공을 던지고 있어요."

 #1

"괜찮아요. 저 선수 오늘  자신의 공을 던지고 있어요."

투수가 상대에게 큰 안타를 맞자, 고 하일성 해설위원이 툭 던진 말이다.

#2

"남자 프로가 치는 PGA를 보지 말고, 정 보고 싶으면 LPGA를 봐." 

골프를 처음 배울 때 코치가 처음에 스윙에 힘이 들어가면 자기 스윙을 갖지 못한다고 해준 얘기다. 

"골프는 타수를 줄이는 게임인데, 사람들은 비거리에만 관심이 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비거리는 는다. 하지만 한번 굳어진 폼 그리고 그 궤적에서 나오는 오비나 슬라이스는 고치기 어렵다." 

" 정타가 장타를 이긴다."

#3 

공부도 그랬다. 머리가 좋아 놀면서 시간을 적게 투자해도 좋은 성적을 받는 친구도 있었고, 공부를 재밌어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불행히도 나는 둘다 아니었다.

나는 그들이 부럽고 그들처럼 되고 싶었니만 나는 그들이 아니라 이민제였다. 공부가재밌지도 머리가 좋지도 않은 내가 섣불리 그들의 결과가 좋고 라이프스타일이 부럽다고 따라하다 결과는 망했다. 나의 깜냥을 깨닫고 나의 페이스대로 공부하자 안 오르를 것 같던 성적도 때가 되니 오르는 달콤함을 맛봤다. 

이 두 ep.를 곱씹어볼 때, 투자구루의 투자법이 자칫 투자 초보의 투자를 망칠 기 쉽다는 생각이 든다. 

투자전설들의 명언을 맹신 보거나 슈퍼개미의 성공담을 읽고 자신에 적용하다 투자를 망치기 십상이다. 심지어 버핏식 장기투자가 답이 아닐 수도 있다. 

#4.

나는 초보투자자고 투자천재도 아니다. 모든 것은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나의 골프 코치의 티칭아이디어를 차용하자.

 그럼 우리는 투자천재나 슈퍼개미의 최종적 스윙을 보는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레벨에 맞는 원칙(자금배분, 손절, 익절, 밸류에이션, 종목 발굴, 타이밍 등)을 정하고 실천하며 힘주지 않고 성장한다. 

"한번이 크게 먹는 것보다 한번에 크게 잃지 않는 것이 중요.(정타가 장타를 이김) " 

"투자는 꾸준한 수익율을 지켜가는 기임인데 사함들은 종목에만 관심리 있다. 어차피 시장에서 뒤지지만 않으면 마켓은 우상향이다."

#5. 

인생의 과업은 자신의 스타일을 완성해나가는 수련이라고 생각한다. 공부, 투자, 회사일, 연애와 결혼, 육아, 신앙, 글쓰기 그리고 그 무엇이든 

물론 인생의 모든일이 그렇듯 타자에게 한껏 얻어 맞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럼 자신의 공을 던지고 있는지, 아니면 초조함에 사로잡혀 잘한다는 프로들의 폼을 어설피 흉내내고 있는지 점검해보자. 

자기의 공이었으면 하일성의 말을 떠올리고 쿨하게 다시 게임을 이어가면 되고, 아니면 덕아웃가서 쉬고 폼을 재정비해서 오자. 더 두드려 맞지말고. 

"괜찮아요. 저 선수 오늘  자신의 공을 던지고 있어요."

궁극의 카레 레시피를 찾아서

 본좌는 3개월 전 카레 만들기에 시나브로 심취하였다. Youtube를 찾아보며 다양한 레시피를 시도하였다. 아직 완성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변곡점을 돌았다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현재까지의 Recipe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인도 정통 커리가 아니라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것은 카레다. 일식에 가까운 그 무언가. 


1. 카레 맛의 5할은 양파 

양파를 Caramelized 해주는 것이 요리 시간의 7할을 잡아 먹는다. 




이걸 잘라서 웍에 넣자. 그리고 중불에서 계속 볶는다. 타지 않게 볶는다. 수분을 다 날라갈떄까지 인고의 시간이 시작된다. 



절반정도 볶으면 버터를 100g 넣는다. 처음부터 버터에 볶는 레시피가 있지만, 나같은 아마추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버터는 빨리 탄다. 그래서 물을 계속 추가하면서 볶아야 하는데... 수분을 날리며 Caramelized 하는 기본 철학과 배치된다. 



수분이 날라가고 양파의 색이 노릇노릇해질 때 버터를 넣는다. 



이렇게 잘 볶으란 말이지... 이렇게 1시간 30분정도 볶으면 대충 색이 나온다. 주의해야 할점은 끝으로 갈 수록 자리를 뜨거나 한눈을 팔면 양파가 타버리니.. 조심하자. 타지 않게 뒤적뒤적 OK? 


다 볶은 양파를 이렇게 냄비에 넣어준다. ㅋㅋㅋ 웍을 가득차는 양파도 잘 볶으면 줄어들어서 얼마 안된다. 


2. 소고기 손질 (700g) 



이제 소고기를 손질하자! 소고기는 3cm X 3cm 큐브를 만들면 된다. 오늘은 미국산 립아이스테이크를 이용했다. 하지만 소고기는 구워먹을 수 있는 거라면 아무거나 써도 된다. 못 구워먹는 고기로 하면 안 된다. (양지/사태 등은 별도의 레시피가 있음) 



이렇게 썰어준 고기는 소금만 살짝 뿌려 밑간을 한다. (귀찮으면 밑간 생략 가능)


3. 감자 손질 (700g)



감자의 양은 소고기와 1:1로 한다. 그리고 감자는 소고기보다 약간 크게 잘라준다. 


(번외) 근데 감자를 너무 많이 깠다... 

그래서 양파를 볶은 팬에 남는 감자를 살짝 볶아서, 에어프라이어기에 180도 15분 돌렸다. 





갈길이 멀다. 일단 이거 먹고 좀 힘을 내자. 물론 이것도 맛있다. 감자에 간을 좀 해서 해주고 버터를 넣으면 더 맛있다. 캐첩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더 맛있어 질수록 건강에는 좋지 않다. 인간의 입맛은 왜 건강에 안 좋은 것을 맛있게 느끼고, 반대는 맛없게 느끼게 진화디ㅗ었을까? 비극이다. 


4. 소고기 볶기 

먼저 팬을 올리고 불을 높인다. 



라이덴 프로스트현상을 확인되면 불을 끄고 1분 그리고 기름을 둘러주고 고기를 구우면 된다. 



어차피 이건 마이야르를 땡겨주기 위함이지 고기를 스테이크로 먹자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겉만 강불에 지저주고 냄비에 넣으면 된다. 



근데 또 무슨 맛인지 궁금한게 인지 상정이 아니겠는가? 한점만 먹어보자. 후추와 피터 루거 스테이크 소스를 곁들였다. 아는 맛있는 맛이다. ㅋㅋㅋㅋ



구운 고기는 냄비로 옮기고 곧이어서 기름을 약간 첨가한 후 감자를 살짝만 볶아준다. 사실 감자는 안 볶아줘도 최종 결과물에 영향이 없다. 요식행위에 불과하지만, 혹시 모를 바닥에 남아있는 육즙을 건지기 위해 관성적으로 이렇게 한다. 

5. 감자 볶기 



6. 냄비에 넣고 끓이기 

이렇게 냄비에 다 담았다. 그렇다. 당근이 없는데, 사실 당근은 별 맛에 도움이 안된다. 색이 더욱 아름답게 할 뿐. 



여기에 물 1.5L를 넣고 토마토 넣고 20분만 끓인다. 토마토는 아무거나 넣으면 되는데, 오늘은 집에 있는 썬드라이 토마토를 넣었다. 

6. 끓였으면 식히기  


이렇게 모든 재료를 넣고 한 번 끓여 내면 식힌다. 이때 맛을 먹어보면 꽤 근사하다. 간이 안된 스튜맛인데, 레드와인을 넣어야만 될 것 같은 맛이 난다. 하지만 참자. 오늘은 카레를 만든다. 


골든카레 중매운맛을 썼다. 저거 반만 넣으면 된다. 식힌 국적불명의 스튜에 4등분해서 고형 카레를 넣는다. 

7. 카레 넣기 




뒤적 뒤적하며 카레를 섞어 준다. 여기서 감자가 쉬이 깨지므로 아주 조심해야 한다. 감자는 손만 스쳐도 붕괴된다고... (감자 보호 목적도 식힌 스튜에 카레를 넣는 이유 중 하나다.) 

불을 다시켜고 카레를 섞으면 - 드디어 완성 ㅋㅋㅋㅋㅋ 


8. 카레 먹기  




이게 무슨 맛이냐? 한 입먹으면 어디서도 사먹지 못한 카레의 깊은 풍미... 사실 카레의 풍미라기 보다 소고기의 풍미 + 카라멜라이즈드 어니언 + 버터의 풍미가 느껴진다. 그리고 이상하게 이걸 먹을 때마다 맥주가 미친 듯이 땡긴다. 왜 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당신이 일본어를 모른다고 할지라도 이런 일본어 문구가 자연스레 머리에 떠오른다. 

このい, 幸せ (더 할 나위 없는 행복) 

일본어가 떠오르는 이유는 아마 S&B 카레를 넣어서. 



9. 정산: 밖에서는 못 사먹는 카레  

이게 밖에 서는 사먹을 수 없는 카레고, 집에서만 만들어 먹어야 한다. 약간 비극이다. 원가만 1인분에 2만원이고, 판다고 치면 다른 원가가 더해질 것이므로 더 비싸지겠지... 

귀찮지만 집에서 만들 수 밖에 없는 맛이다. 




끝. 







2021년 9월 11일 토요일

주말에 프로게이머 유투브 보면서 느낀 점 정리

 

 

김성현은 프로게이머로 현재 5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투브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유투브의 plot은 대동소이하다.

1. 본인의 정체를 숨기고 배틀넷에서 익명의 상대로 1:1 스타를 한다.

2. 각종 변칙적 skill을 시전하며 상대를 농락한다.

3. 열이 받은 상대는 계속 리게임을 요청하고, 김성현은 여유있게 받아준다.

4. 채팅도 읽고 구독자와 소통하며, 계속 상대를 뼛속까지 턴다.

 

이 유투브가 인기 있는 요인은 1. 게임마저 하는 것보다 보는 것을 좋아하는 세대의 출현 2. 현란한 기술을 구사하는 김성현에게 감정이입 3. 현실에서는 잘 없는 카타르시스등일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1류 프로게이머로 탈탈 털리면서, 상대방들은 다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자신의 실력이 상대보다 못하다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않고,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리게임을 요청한다. (그리고 그 핑계가 자기 자신의 실수로 모아진다는 것도 포인트, 김성현이 잘한다고 말하지 않는 것도 포인트)

1. 빌드가 꼬였다. 2. 나의 주종족으로 하지 않았다. 3. 초반 변칙플레이에 멘탈이 흔들렸다.

 

재밌지 않은가?

만약에 상대가 김성현임을 알고 Play를 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은 같은 얘기를 할까? 그가 김성현인지 모르고, 플레이를 하니깐 저런 소리를 하는거지….

 

개미투자자들도 비슷하다. 계좌가 살살 녹고있지만, 자신이 언젠간 먹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HTS 너머의 보이지 않는 프로게이머를 상대하고 있다. 사실은 실력 차이로 번번히 깨지고 있고, 이제 계좌를 청산하고 공부를 더 할 타이밍임에도 애꿎은 자신의 실수?를 탓하고 있지는 않는가?

1. 자금 분배를 잘 못해서 2. 손절,익절 타이밍을 놓쳐서 3. 공매도꾼을 만나서

https://www.youtube.com/channel/UCOTJtP0Z9DjpPU43B5m1V6A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021년 9월 3일 금요일

부비동염(Acute sinusitis) 투병기- 2부 feat. 용산성모이비인후과 (2020. 8)

1. 병원은 용산대로에 있었고, 동네는 재개발이 한참이었지만 그 병원 건물은 625 이후 용산에 건물이 들어서던 그 때 그 모습 그대로였다. 


2. 병원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건물의 외관은 물론 건물의 인테리어도 수십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의사는 2명이 있었다. 한 분은 60대 중반을 넘긴 것으로 보이는 할아버지 의사와 다른 한분은 40대 중~후반으로 보였다. 둘 다 연세의대 박사였으며, 세브란스 외래교수라고 했다. 



3. 진료실로 들어가서 60대 중반을 넘긴듯한 할아버지 의사를 만났다. 선생은 50년은 된 거 같은 환자의자에 나를 앉히고, 반사경을 이마에 두르고(와.. 이건 몇 년만에 보는 거냐?) 수십년이 된듯한 집기로 나의 코를 찬찬히 들여봤다. 선생은 “코가 많이 있네요.”라고 하며 썩션을 했는데, 길다란 데롱을 여러 개 바꾸며 나의 코 깊숙한 곳에서 고름을 빼냈다. 기구는 세월을 먹고 낡았지만, 선생의 실력은 세월을 먹고 노련해졌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4. 선생은 컴퓨터도 쓰지 않았고, 내가 애기 때 전굉필 소아과에서나 보았던 그 차트지에 볼펜으로 글을 썼다. 이분은 안경도 한 40년은 된 안경을 썼는데, 사람이 그렇게 클래식해 보일 수가 없었다. 낡은 뉴발란스 운동화를 신고, 하얀 가운을 입고. 


5. 나는 그동안 먹은 약봉투를 선생께 보여줬고, 선생은 “아주 잘 했어요.”라고 칭찬을 하며, “요즘 좋은 약이 많이 나왔으니깐, 꼭 나앗으면 좋겠다.”라고 얘기를 해줬다. 선생은 나의 여래와 같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나의 무릎에 손을 얹고 병에 대해서 차분히 설명해줬다. 상악동, 사골동, 전두동, 접형동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잘 치료해보자. 멀리서 왔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얘기를 해줬다. 


6. 매주 2번씩 가서 치료를 받았으며, 약도 잘 먹었다. 약을 사흘 먹고 주말에 누워서 울고 있는데, 간장 다리는 냄새 같은 것이 나는 것 같았다. 두 달만에 맡는 첫 냄새였다. 반찬으로 멸치를 볶는 냄새였는데, 후각이 돌아왔다는 사실에 감격하고 감격했다. 


7. 하지만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를 가려니, 후각이 다시 사망했다. 샴푸하고, 바디워시하고 냄새 하나도 안 났다. 에프터쉐이브 안 났다. 이틀 정도 지나자 또 후각이 돌아왔다. 그렇게 후각은 산발적으로 돌아왔는데, 언제 어떻게 돌아오는지는 모르고 하루에 2시간정도 찾아왔다가 돌아갔다. 


8. 화장실에서 돌아올 수도 있었고, 점심시간 중국집에서 돌아오기도 했고, 지 마음이었다. 약올랐다. 나는 집이 멀어서 회사를 꽤 일찍가는 편이다. 하루는 후각이 이렇게 약만 올리다가 돌아오지 않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화장실에서 엉엉 울었다. 차장님이 런던출장을 갔다가 선물한 핸드크림을 손에 문지르며, 코를 아무리 가까이 해도 다시 냄새가 나지 않자, 나는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그렇게 울었다. 


9. 병원은 1주일에 2번씩가며 치료를 받았다. 반사경을 머리에 두른 할아버지 의사는 내 코를 이리저리 살피며 “지난 주보다는 좋아졌네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라며 늘 격려해줬다. 1.5주가 지나자 “흠.. 약을 바꿔보죠.”라며 약을 바꿨다. 아무튼 후각과 별개로 두통이나, 안면통은 사라졌고, 짙은 초록색의 농은 서서히 옅어지고 있었다. 


놀랍게도 선생을 만날 때 마다 조금씩 병세는 호전되었다. “어디 볼까요?”하며 선생은 한결 같이 반사경을 이마에 두르고 찌푸리며 코 청소를 했고, 40년된 안경테, 낡은 감색 뉴발란스 운동화. 늘 그대로였다. 


10. 한달 정도 지나자 코는 하얀색이 되었고, 코는 하루에 몇번 막히기는 했지만 후각은 돌아왔다.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가서, 맡은 그 고약한 냄새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11. 병원을 2달 정도 다니자, 선생은 이제 병원에 더 안 나와도 되고 피지오머로 코세척을 잘하라고 했다. 나는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올려야 할지를 몰랐다. 


“선생님,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고쳐주셔서 감사하고 남은 인생 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인색하게 굴지 않고, 착하게 살다가 가겠습니다.” 


이 얘기를 듣고 선생은 포근하게 웃으며, “착하게 살아 온 것 같은데 왜 그러나? 나도 꽤 긴 세월았는데 이제 사람보면 대충 어떻게 살아왔는지 다 알지. 아무튼 착하게 사는 게 중요해. 마음밭 곱게 쓰고, 착하게 살아야 끝이 좋더라고요.” 


12. 뜻밖의 선생의 격려에 나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선생은 나의 어깨를 토닥토닥 해주며, “나도 잘 견뎌줘서 고마워요. 의사도 환자가 나아야지 즐겁죠. 가서 이제 감기 안 걸리게 조심하고, 코 한 번 망가지면 쉽게 다시 망가져.”라고 얘기해줬다. 


13. 거의 두 달을 1주일에 2번씩 보면서, 선생과 나름 친해졌다. 선생의 나이는 놀랍게도 80이며,(진짜 개동안이심) 73년도에 박사학위를 받고 용산에 개원해서 거의 50년째 매일 같은 일을 하고 계셨다. 선생은 6.25도 경험했으며, 4.19도 학생 때 지켜봤고, 용산에서 동네 사람들 코,목,귀를 치료하며, 5.18 12.12 6.29등을 다 지켜봤다. 


14. 아쉽게도 올해 말이 되면, 병원이 있던 자리도 재개발이 되어, 병원은 헐린다고 한다. “그럼 은퇴하시나요?”라고 하니깐, 병원건물은 헐리지만 옆에 짓고 있는 초고층 오피스텔 2층에서 같은 이름으로 병원을 계속한다고 한다. 나이 80에, 건물 보상 받고, 쉬실 법도 한데. 나는 ‘일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하며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15. 여든의 노의사는 50년을 하루 같이, 오늘도 같은 자리에서 100명의 환자를 보고 있다. 

"선생님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끝. 

덧1. 아플 때는 병 키우지 말고 빨리 병원에 갑시다. 

덧2. 뜨거운 눈물을 흘린 날. 나는 중3때 이 경험을 했으면, 장래희망에 ‘주미대사’라고 쓰지 않고, ‘이비인후과의사’라고 썼을 거 같다. 물론 ‘이비인후과 의사’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과 가서 의대 진학 실패한 후, 공대가서 에쓰오일 엔지니어 됐을 거 같다. 내가 지금 ‘주미대사’가 아니라 에쓰오일 사무직 직원이 된 것 처럼. 결론은 에쓰오일? 

덧3. 옆에 있는 의사는 아들 같기도 했다. 나이는 딱 아들 뻘인데.. 

덧4. 동부이촌동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원래 유명한 병원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동부이촌동에 살던 연예인도 많이 다녔고, 나이 많은 연예인들은 아직도 많이 다닌다고 한다.

덧5. 이비인후과 다니면서 알게 된 건데, 코에 내시경을 넣으면 그 수가가 5천원이다. 그래서 병원가면 괜히 그거 한번 코에 넣어본다. 하지만 이 분은 내가 간 첫날만 내시경으로 봤고, 그 이후로는 3600원 기본요금만 받았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수가가 자유로우면, 36000원 내라고 해도 난 기꺼이 냈을 거 같다. 

덧6. 성모이비인후과라서 선생님이 카대의대 나온줄 알았는데, 연세의대 출신이면.. 종교가 가톨릭인듯 

진짜 끝.

부비동염(Acute sinusitis) 투병기 1부 (2020.8.)

 1. 2월말 3월초에 감기에 걸렸다. 짜증은 났지만 지나가겠거니 하고 냅뒀다. 사실 Covid-19이 한국에서 퍼지는 초기였기 때문에, 같은 호흡기 질환이어서 내과/이비인후과에 가기도 겁이 나기도 했다. 열은 없었지만,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났다. 따뜻한 물 먹고 잘 쉬었다.


2. 2주정도가 지났는데 낫지를 않았다. 덜컥 겁이 났다. 병원에서 이런 저런 검사를 했는데, 병명은 부비동염으로 결론이 났다. 회사 앞 이비인후과에서 주구장창 항생제 2주 먹었는데 차도는 전혀 없었다.

3. 그렇게 1달을 보내고 4월이 되었다. 병원을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가 막혀서 2시간 이상 자지 못했고, 밤에 코로 숨을 쉴 수 없어서 입으로 숨을 쉬니 입안이 건조해서 잔기침을 했다. 일어나 물한잔 마시고 다시 잠을 청했고, 아침에 일어나서는 가래를 한 10번 뱉었다. 이 상황에서 2주동안 같은 항생제만 먹어봤자, 유산균만 죽는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4. 동네에 나름 유명한 병원을 찾아 갔다. 의사는 2,3번 항생제를 바꿨으나 효과는 없었다. 코세척도 열심히 해줬는데, 코청소를 해도 코 안이 너무 부어 있었기 때문에 2구멍으로 숨쉬는 건 애초에 불가능했다. 청소를 매일 2~3번 해줬는데 할때마다, 코에서 믿을 수 없는 양의 초록색, 노란색 고름이 쏟아졌다.

5. 부비동염이 걸리고 2~3달정도가 되자 약간 우울증이 걸렸는데. 정말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겁이 났다. 물론 팔이 부러졌을 때, influenza-A에 걸렸을 때 이거보다 훨씬 아팠지만, 이렇게 오래 아프지 않았다. 언제 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암에 걸렸던 친구가 “암투병보다 우울증이 더 힘들었다.”라고 얘기한 것이 이해가 됐다. 화장실에서 코세척을 하다가 서러워서 2-3번 울었다.

6. 코로나 상황은 심각해져갔고, 교회를 가지는 못했지만 on-line으로 예배를 드리며, 부비동염만 낫게 해주시면, 그래서 자유롭게 숨쉬고 예전처럼 밤에 안 깨고 full 잠을 자게 해주시면 10일조도 내고 앞으로 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외면하지 않고 도우며 살겠다고 수없이 기도했다. 그러나 병세는 호전은 커녕 악화가 되었다.

7. 동네 병원에서는 “약이 이제 없다. 잘 안 낫기도 한다. 수술을 고려해보자.”라고 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두개골에 구멍을 뚫는 대수술이었다. 그리고 그 때쯤 후각을 완전히 상실했는데, 의사는 “후각이 영원히 안 돌아올 가능성도 꽤 있다.”라고 했다. ‘아니 그러면 후각을 잃기 전에 수술을 빨리 하자고 하던가.’

8. 5월초가 되었다. 아무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단,짠,신,쓴,매운맛 만 느껴지고 음식에서 아무런 풍미를 느끼지 못했다. 이렇게 우리의 신체는 연약하다. ‘그래도 시각, 청각을 잃는 거보다 후각을 잃는 것이 낫지 않냐?’ 라고 여러 번 되뇌였지만, 전혀 기분이 좋아지지 않았다.

9.나는 평소 한의학에 건강보험을 보조하는 것을 반대하던 소신이었지만, 급한대로 21세기들어 처음으로 한약도 먹어봤다. 물론 효과는 크지 않았다. 길거리나 화장실에서 ‘비염, 축농증’ 환자를 겨냥한 찌라시 같은 명함이 눈에 들어왔다. 이런 유사의학이 판치는 이유는 물론 이 병이 잘 안 낫는다는 방증이리라. 그렇다. 나는 점점 더 우울해졌다.

10. 만나는 사람마다 이 얘기를 하고 다녔는데, 동기 중 1명은 자기도 고등학교 때 축농증이 너무 심해서 수술을 2번하고 겨우 나아졌는데, 그 부작용으로 코가 너무 건조해졌다라고 하고, 다른 동기는 3년전 홍콩에서 정말 심하게 부비동염이 걸렸는데, 동네 이비인후과에서 완치를 했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그러면서 병원은 낡았지만 실력이 있다면서 나에게 한번 가 볼 것을 권했다.

1부 끝.

(facebook 글 보관용)

4K 모니터 본전 뽑기


LG 32인치 4K 모니터와 대발이 스피커의 조화 크으.. 
 

2021년 9월 2일 목요일

가장 비범한 30대.

마미손이 서울 요지 30평대 신축 아파트 사는 것이 30대 꿈이라고 했더라고


어쩌면 가장 비범한 30대는 수도권 밖의 생활을 생각해보는 인생이 아닐까?

되겠냐? 서울 요지 신축 30평 아파트가 ㅋㅋㅋㅋ

30대의 비범함은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냉정하게 파악하고 실천하는 거지 ㅋㅋ 20대처럼 뭐든지 꿈꾸면 할 수 있는 게 아닌 가라고 생각한다.

같은 맥락에서 30대 다들 빨리은퇴하길 꿈꾸는 이때 정년까지 일헐 궁리하는 것이 가장 비범하지 않냐. 물론 빨리 은퇴하면 좋은데 ㅋㅋㅋ 되겠냐? 평범한 애들이 ㅋㅋ 헛바람들어서 유행 좇으면서 헛물만 켜는거지 9할9푼9리는

암튼 30대가 몇 년 남지 않았는데 30대의 비범함은 그런게 아닐까? 경거망동하지 않고 있는 거 감사하고 그거로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 발전해 나가는 삶.

우리는 국가자본주의로 가고 있다.

2024.12.13. Russell Napier 인터뷰 발췌 . 지금 봐도 놀랍네.. 번역은 번역기 시킴 ㅋ  Key takeaways  -------------------------------------- 역사적으로 30~40 년마다 통화시스템...